빛에서 침묵으로
『빛에서 침묵으로』는 임선녀의 한국하이쿠를 한 권으로 모은 개인 작품집이다. 이 작품집에서 계절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마음이 놓이는 자리로서 전면에 선다. 봄은 초파일 연등의 맑은 빛으로 열리고, 여름은 향기와 소리의 감각으로 깊어지며, 가을은 달빛과 귀향의 결로 가라앉고, 겨울은 전화벨이 끊어내는 현실의 소리를 통과해 ‘묵언’의 응축으로 닫힌다. 임선녀 하이쿠의 미덕은 짧음 자체가 아니라, 그 짧음이 만들어내는 여백이 감각을 넓힌다는 데 있다. 말해지지 않은 자리가 독자의 냄새·소리·온도 같은 비가시적 감각을 불러오고, 장면은 스스로 의미를 띠며 조용한 윤리와 수행의 태도로 이어진다.
도서 상세 설명
임선녀 하이쿠의 미덕은 짧음 자체가 아니라, 그 짧음이 만들어내는 여백이 감각을 넓힌다는 데 있다. 말해지지 않은 자리가 독자의 냄새·소리·온도 같은 비가시적 감각을 불러오고, 장면은 스스로 의미를 띠며 조용한 윤리와 수행의 태도로 이어진다.
책소개
임선녀 하이쿠의 미덕은 짧음 자체가 아니라, 그 짧음이 만들어내는 여백이 감각을 넓힌다는 데 있다. 말해지지 않은 자리가 독자의 냄새·소리·온도 같은 비가시적 감각을 불러오고, 장면은 스스로 의미를 띠며 조용한 윤리와 수행의 태도로 이어진다.
목차
들어가는 말 Prologue
한 줄의 여백이 나를 걷게 했다
A single line of white space set me walking
첫째 모둠: 꽃바람, 마음이 피는 자리
First Section: Flower Breeze, Where the Heart Comes into Bloom
「따스한 봄날」 외 49편
“Warm spring day” and 49 Others
둘째 모둠: 감각이 머무는 시간
Second Section: A Time Where the Senses Linger
「오동나무야」 외 49편
“Paulownia tree” and 49 Others
셋째 모둠: 억새와 달빛의 귀향
Third Section: Homecoming of Silver Grass and Moonlight
「철 지난 바다」 외 49편
“Late-season sea” and 49 Others
넷째 모둠: 겨울이 남긴 자리
Fourth Section: Where Winter Remains
「얼어붙은 밤」외 49편
“Frozen night” and 49 Others
평 론 Critical Essay
「빛에서 침묵으로
— 계절의 변주로 완성되는 마음의 여정」
“From Light to Silence
— A Journey of the Heart Completed through Seasonal Variations”
나오는 말 Epilogue
한 줄을 남기며, 다시 살아가며
Leaving a Line, Living Again
저자소개
임선녀에게 하이쿠는 “압축”이 아니라 “선택”이다. 무엇을 덜어내느냐보다, 무엇을 끝내 남기느냐의 문제이기에 쓰는 시간보다 고르는 시간이 길다. 계절어는 장식이 아니라 시간의 좌표, ‘지금’이라는 순간이 어디에 붙어 있는지 알려주는 표식이라 믿는다.
우리말의 리듬과 종결감으로 ‘끊어짐이 만드는 여백’을 구현하는 데 관심을 둔다.
한국하이쿠는 정답을 주기보다 질문을 남기는 시이며, 독자가 자기 시간 속에서 그 질문을 다시 열어볼 때 비로소 완성된다고 믿는다.
앞으로도 더 멀리 가기보다 더 가까이 들여다보며, 같은 길을 다른 계절에 걷고 같은 사물을 다른 마음으로 바라보는 반복 속에서 오래 남는 한 줄을 써 내려갈 것이다
요약·본문
마쓰오 바쇼의 하이쿠를 읽으며 저는 ‘형식이 짧아지면 세계도 좁아질 것’이라는 오래된 선입견을 내려놓게 되었다. 예컨대 “오랜 연못에 개구리 뛰어드네 물소리 들려(古池や 蛙飛びこむ 水の音)” 같은 구절은 사건이라고 할 만한 것이 거의 없는데도 공간과 시간의 결을 또렷하게 남긴다. 이 한 줄이 처음 발표된 시점이 1686년 무렵이라는 사실을 떠올리면, 하이쿠가 단순한 말놀이의 장르를 넘어 미학의 언어로 자리 잡아가던 시대의 숨결도 함께 느껴진다.
현학적 장식이 아니라 일상의 언어로, 그러나 속을 비워내어 더 멀리 가는 방식—그 태도는 제게 “짧게 쓰되 얕게 쓰지 않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그렇게 저는 하이쿠를 “더 알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공부의 길을 찾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해지연TV를 알게 되었고 배움의 문이 열리듯 자연스럽게 사람들과 연결되었다. 이어 김수성 교수님과의 인연을 통해 한국하이쿠연맹의 존재를 알게 되었을 때, 저는 비로소 혼자만의 감탄이 ‘함께 쓰는 길’로 바뀌는 경험을 했다. 작품이 완벽해야만 세상에 내놓을 수 있다는 두려움은 한국하이쿠연맹 밴드 안에서 조금씩 풀렸다. 망설임보다 먼저 “올려 보자”는 마음이 생겼고, 부족한 글도 밴드에 공유하며 배우는 자리로 가져갈 수 있었다. 그렇게 작품이 하나하나 싸이면서 그 당시에는 개인 작품집으로까지 이어질 줄은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서평
봄의 시작점이 흥미롭다. 자연의 화려함을 과잉 재현하기보다, 공동체가 마음을 모아 밝혀 올린 연등의 “피어남”으로 봄을 연다. 이는 계절을 감상으로 소비하지 않고, 삶의 태도(윤리)로 끌어오는 방식이다.
여름에 들어서면 감각은 더 촘촘해진다. 견우성과 직녀성이 “다시 잇는 밤” 같은 장면에서, 계절은 사건의 크기가 아니라 ‘연결되는 결’로 느껴진다.
가을은 “억새와 달빛”의 귀향으로 내려앉는다. ‘귀향’은 장소의 회귀인 동시에, 마음이 스스로에게 되돌아오는 운동이다. 그리고 겨울로 넘어오며 이 책은 동시대적 긴장을 정확히 붙잡는다. “하얀 꿈 겨울 여행”을 전화벨이 끊어내는 순간, 휴식과 호출이 교차하는 현대의 리듬이 노출되고, 여백은 숨 쉬는 공간에서 긴장의 공간으로 변한다. 그 끝에서 “묵언 수행”으로 닫히는 결말은 공허가 아니라 응축이며, ‘마무리’라기보다 다시 봄을 준비하는 정리로 읽힌다.
또 하나의 강점은 ‘번역의 병기’가 단순 서비스가 아니라, 이 작품집의 미학(여백·호흡)을 확장하는 장치가 된다는 점이다. 영어로 옮겨진 문장들은 의미를 설명하기보다, 멈추고 숨을 고르게 하는 간격을 다시 만들어낸다. 작가가 말하듯 이 책의 한 줄 한 줄은 “작지만 가볍지 않은” 숨결이며, 결국 독자의 하루에도 “조용한 숨”으로 남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귀결된다.
판권지
지은이 / 임선녀
편집인 / 김수성
펴낸곳 / 도서출판 해찬솔
등록 / 2013년 2월 26일(제2020-000012호)
주소 / 울산광역시 남구 번영로 165
전자메일 / bunmei@hanmail.net
전화 / (070) 4239-0327
제1판 제1쇄 2026년 2월 27일
값 18,000원
ISBN 979-11-967969-8-3 (0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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